2023.06.13 : ~2(71p)
2023.06.15 : ~5(171p
2023.06.25 : ~해설(276p)
알쓸인잡에서 소개된 책이라 봄! ^^
1
[24]
당시 나는 공군에 편지를 써서 드레스덴 공습의 자세한 내막을 물었다. 누가 명령을 했고, 비행기는 몇 대였으며, 왜 그렇게 했고, 어떤 바람직한 결과가 있었는지, 그리고 기타 등등. 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홍보부에 있는 사람의 답장을 받았다. 그는 미안하지만 그 정보는 여전히 일급비밀이라고 말했다. 나는 아내에게 그 편지를 큰 소리로 읽어주고 나서 말했다. “비밀? 맙소사-누구에게?”
[28]
“글쎄요, 나는 알아요.” 그녀가 말했다. “틀림없이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었던 척할 거예요. 영화라면 프랭크 시나트라와 존 웨인, 아니면 다른 매력적이고 전쟁을 사랑하는 추잡한 늙은 남자들이 두 사람을 연기하겠죠. 그럼 전쟁은 그냥 멋지게 보일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전쟁을 또 많이 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 전쟁에 위층에 있는 애들 같은 어린 아이들이 나가 싸우게 되겠죠.”
[34]
나는 아들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대학살에는 참여하지 말라고, 적의 대학살 소식을 듣고 만족하거나 기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
···
나는 또 아들들에게 학살 기계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지 말고, 우리에게 그런 기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경멸하라고 말해왔다.
[36]
자려고 깨어나, 나의 깨어남을 천천히 받아들인다. 두려워할 수 없는 것에서 내 운명을 느낀다. 가야만 하는 곳에 감으로써 배운다.
2
[64]
그는 미국 내전 이후 비겁하다는 이유로 총살을 당한 유일한 병사였다. 뭐 그런 거지.
3
[82]
하느님, 저에게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차분한 마음과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언제나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빌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있었다.
[84]
빌리는 3초점렌즈 안경을 벗고 코트를 벗고 넥타이를 풀고 구두를 벗고, 베니션블아인드를 닫고 커튼을 친 다음 이불 위에 그대로 누웠다. 그러나 잠은 오지 않았다. 대신 눈물이 왔다. 눈물이 스며나왔다. 빌리는 마법의 손가락을 켰고, 울면서 흔들렸다.
4
[102]
“자, 여기 우리도 그런 거죠, 필그림 씨, 이 순간이라는 호박에 갇혀있는 겁니다. 여기에는 어떤 왜도 없습니다.
5
[116]
“~그래서 모두 한꺼번에 보면 아름답고 놀랍고 깊은 삶의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시작도 없고, 중간도 없고, 끝도 없고, 서스펜스도 없고, 교훈도 없고,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책에서 사랑하는 것은 모두가 한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경이로운 순간들의 바다입니다.”
[137]
그러면서 그가 말했다. “있잖나-우리는 여기에서 전쟁을 상상할 수밖에 없었네. 우리처럼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고 상상했지. 전쟁은 아기들이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거야. 새로 면도한 저 얼굴들을 보았을 때 충격을 받았네. ‘맙소사, 맙소사-’ 나는 혼잣말을 했지. ‘이건 소년 십자군이로구나.’”
[141]
오, 이런-이 사람들은 린치할 사람을 잘못 고른 게 틀립없어! 이 생각에는 형제가 있었다. “린치하기에 적당한 사람들이 있다.” 누굴까? 좋은 연줄이 없는 사람들이지. 뭐 그런 거지.
[147]
트라파마도어에는 다섯 가지 성이 있어, 각각 새로운 개체의 창조에 필요한 단계를 이행했다. 그러나 빌리에게는 똑같아 보였다-그들의 성적인 차이는 모두 4차원에 있었기 때문이다.
[151]
“그 조종사는 늘 그걸 눌렀고, 앞으로도 늘 누를 겁니다. 우리는 늘 누르게 놔두었고 앞으로도 늘 놔둘 겁니다. 그 순간은 그렇게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164]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지만 그 국민은 대체로 가난하며, 가난한 미국인은 자신을 미워하라고 종용받는다. ~ 사실 미국은 가난한 자들의 나라인데도, 미국인이 가난한 것은 범죄다. ~ 그들은 자신을 조롱하고,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찬양한다.
6
[179]
그는 자신의 모든 연설을 마무리하는 말로 이번 연설도 마무리한다-이런 말이다. “안녕히 계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안녕하세요.”
7
[196]
빌리는 그 갈리와그가 제2차세계대전과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그에게 자신의 주소를 소곤거렸다. “슐라흐토프-퓐프.”
[201]
그래서 빌리는 더비를 위해 롤리팝을 만들었다. 창문을 열었다. 롤리팝을 가엾은 늙은 더비의 벌린 입안에 쑤셔넣었다. 잠시 시간이 흘렀고, 이내 더비는 울음을 터뜨렸다. 빌리는 창문을 닫고 끈적끈적한 숟가락을 감추었다. 누가 오고 있었다.
8
[204]
사실 전쟁의 주된 영향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등장인물이 되는 것을 포기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늙은 더비는 지금 등장인물이었다.
[208]
그 나무에는 잎 대신 20달러짜리 지폐가 달렸다. 꽃은 국채였다. 열매는 다이아몬드였다. 이 나무는 인간들을 끌어들였고, 이들은 뿌리 주위에서 서로 죽여 아주 좋은 거름이 되어주었다. 뭐 그런 거지.
9
[233]
폭격을 승인한 사람들은 악하지도 잔인하지도 않았다. 물론 그들이 전쟁의 잔혹한 현실로부터 너무 떨어져 있어, 1945년 봄에 이루어진 공중 폭격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240]
럼포드는 그들에게 이런저런 방식으로 약한 사람은 죽어 마땅하다고 말하곤 했다. 물론 병원 사람들은 약한 사람들을 가능한 한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철저했으며, 아무도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10
[259]
그리고 우리 정부는 매일 나에게 베트남에서 군사과학이 만들어낸 시체의 수를 알려준다. 뭐 그런 거지.
해설
[274]
얼마 후 빌리는 자기 발로 정신병원에 들어가는데, 그의 정신이 무너진 이유는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에드거 더비의 처형이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라고 한다면, 그리고 화자가 굳이 빌리를 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빌리의 정신이 무너진 것은 무엇보다도 더비의 죽음 때문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5도살장』은 다른 무엇보다도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무력한, 가장 살아남을 가능성이 적었던 더비가 살아남아,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훌륭한, 가장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았떤 에드거 더비의 어추구니없는 죽음이라는 부조리와 아이러니 때문에 무너지는, 또 동시에 그 부조리를 견디고 받아들이는-트랄파마도어의 철학으로-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감상평
뭐 그런 거지. 사람들의 죽음을 나올 때마다 화자가 읊조리는 이 말이 참 가슴아팠다. 애써 담담하게 넘기려고 강박적으로 외우는 주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빌리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그 교수와의 대화가 참… 이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시오.” 스스로도 자신이 떠들어댄 말이 부끄럽다는 걸 알면서 그걸 합리화하겠다고 그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안타까워하라는 요구를 하다니. 참 끔찍하다.
결코 전쟁은 위대해 보이면 안 된다. 전쟁은 그저 역겨울 뿐이고 참담할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이런 내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왜 커트 보니것이 반전의 대명사로 불린 이유를 알 것 같다. 당사자가 이야기하는 전쟁은 더욱 참혹하고 끔찍하다. 전쟁 하자는 새끼가 있으면 그 새끼를 전쟁통에 쳐박아 버리고 싶을 정도로 전쟁이 싫다.
이 책 속 다른 작품
- 시어도어 레트키, 『바람에 실려온 말』
- 오스트롭스키, 『셀린과 그의 비전』
- 오스트롭스키, 『외상 죽음』
- 마드리갈
- 윌리엄 브래드퍼드 후이, 『슬로빅 이등병의 처형』
- 재클린 수전, 『인형의 계곡』
- <펜잰스의 해적>
- 스티븐 크레인, 『붉은 무공훈장』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킬고어 트라우트, 『우주에서 온 복음』
- 아치볼드 윌러드, <76년의 정신>
- 윌터 스콧, 『아이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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