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haomoondo 2024. 11. 14. 00:27

2023.03.07

독서모임에서 두 번째로 낙점된 책. 아마 독서모임 아니었으면 읽을 일 없었겠지. 큰글씨로 읽음. 근데 표지 저거 아님.. 걍 검정임. 저스트 블랙.


1부

1

[24]

창백한 얼굴과 피처럼 붉은 귀의 대조는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8]

아직도 그날 본 몇몇 광경이 아직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마을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우리를 따라잡았을 때 페레의 얼굴이 그중 하나다. 그 뺨은 힘겨움과 신경질이 한데 섞인 눈물방울로 흥건했다. 하지만 주름살 때문에 더 이상 흘러내리지는 않고 얼굴 위에 퍼졌다가 다시 한데 모여 녹초가 된 얼굴에 니스칠을 한 것처럼 번들거렸다.

3

[39]

→ 동물학대…

4

[50]

조금 뒤에 그녀는 자기를 사랑한냐고 물었다. 그런 건 별 의미 없지만 사랑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마리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점심을 준비하면서 다시 깔깔대기에 그녀에게 키스했다.

→ 헐 쓰레기… 뒤지게 후회했음 좋겠다.

[51]

“나한테 말할 때는 담배를 빼”

경찰이 말하자 레몽은 망설이듯 나를 보더니 오히려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러자 경찰이 두껍고 큰 손바닥으로 레몽의 뺨을 있는 힘껏 때렸다. 담배가 몇 미터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다. 레몽은 얼굴빛ㅇ

→ 아…ㅋㅋ 개찌질해…

5

[58]

나는 아무래도 상관은 없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궁금해했다. 나는 지난번에 말했던 것처럼 그건 아무 의미도 없지만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 그러더니 자기처럼 만난 다른 여자가 청혼을 해도 승낙을 했을지 물었다. 나는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 이새끼 뭐야?? 드럽게 솔직하네?

[62]

그때 내가 하품을 하니까 영감이 가겠다고 했다.

→ 여기서 하품이 나와….? 이새끼 싸패 아냐?

[63]

“제발 오늘 밤은 개들이 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혹시 내 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 할아버지…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요.

6

마치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 같았다.

→ 아?

2부

1

[85]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어느 정도는 바라기도 하는 법이라고 말하자 변호사가 매우 흥분한 듯 내 말을 가로막았다. 그는, 예심판사의 방에 가서는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다그쳤다.~내 대답을 들은 그는 나를 혐오스럽다는 듯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 정상인을 매도하지마 이 미친! 진짜 정상인 기-겁.

[89]

그러더니 곧바로 내가 엄마를 사랑했느냐고 물었다.

“네, 다른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내가 대답을 하니, 그때까지 착실하게 타이프를 치던 서기가 키를 잘못 눌렀는지 당황해하면서 앞부분부터 다시 쳐야 한다고 말했다.

→ ㅋㅋㅋㅋㅋ…

[92]

그는 좀 지친 표정으로 내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느냐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나는 한참 생각한 뒤에 사실은 후회하는 것보다 권태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날은 일이 더 이상 진척되지 못했다.

→ 당연하지!!!!

2

[98]

“당신은 나올 거예요. 그럼 우리 결혼해요.”

→ 아니 당신 미쳤어? 헤어지고 딴 남자 만나! 세상에 남자가 얘밖에 없냐??? 사랑한다고도 안 해주는 놈이 뭐 그렇게 좋다고! 살인범 놈을 일 년 동안 기다리고 또 기다려줘???

[105]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길게 늘어지는 바람에 하루가 다른 하루로 흘러넘쳐 경계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하루’는 그렇게 이름이 사라졌고, 어제나 내일이란 단어만이 내게 의미가 있었다.

4

[134]

나는 이제는 내 것이 아니게 되어 버린 생활, 그중에서도 보잘 것 없지만 가장 오래도록 좋아했던 추억에 휩싸였다.

[136]

여유가 없어서 마리가 있는 쪽은 바라보지 못했다. 프랑스 국민의 이름으로, 광장에서 내 목이 잘릴 것이라고 판사가 복잡하게 말했기 때문이다.

→ …어?

5

[154]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이 진리가 나를 붙들고 있는 한 나도 이 진리를 붙들고 있다. 내 생각을 옳았고 지금도 옳고 또 앞으로도 옳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살았지만 다르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은 하고 저것은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을 하지 않은 대신 다른 일은 했다. 그래서 어쨌단 말이냐? 나는 마치 내 정당함이 인정될 이 새벽을 이제껏 기다리며 살아온 것 같다.

[155]

사람들은 누구나 특권을 가진 존재다. 세상에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만 존재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머지않아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당신 역시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156]

그때 밤의 저 끝자락에서 뱃고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 이제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어진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는 소리였다.

작품해설

[162]

억지로 인과관계를 만들려는 세상의 부조리와 소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62]

그러나 마지막에 뫼르소는 그러한 세상의 부조리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뫼르소 자신이 세상을 보는 무관심과 자연의 무관심이 일치하다는 것을 깨닫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164]

자신의 재판을 구경하듯 즐기는 뫼르소는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추억만이 있을 뿐, 앞으로의 세계에 대한 약속도 희망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닥쳐올 미래를 초월한 자기 생의 이방인인 것이다.

[164]

죽음은 삶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배경이자 거울인 것이다.

[165]

뫼르소가 사형을 기다리며 마지막에 했던 말처럼 <이방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삶에 대한 찬가이자 행복에 대한 찬가이다.


감상평

작품 초반부에 너무나도 담담하게 서술해서 ‘진정한 작가는 슬픔을 표현할 때 슬프다고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이게 그건가…! 어쩜 이렇게 건조하고 버석하게 감정 없는 것처럼 표현하는 거지!라고 감탄했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깨달았다. 슬픔을 억제한 게 아니라 그냥 별로 안 슬펐구나… 1부를 읽는 내내 이새끼 뭐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과하도록 객관적인 서술-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글을 써도 이것보단 주관적일 것이다-. 이웃이 개를 잃어버렸고 슬픔을 토로하는 데 거기에 대고 하품을 하는 싸가지…, 사귀는 여자가 사랑하냐고 묻는데 ‘그런 건 별로 안 중요하지만 굳이 물어보니 대답해주지. 안 사랑해’라고 대답하는 꼬라지…, 폭행당하는 사람을 보면서 일말의 감정 동요도 발생하지 않는 모습 등등이 내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재미로만 따지자면 2부가 갑.(일단 나 한정으로) 일단 내가 법정물을 좋아하고, 본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제3자의 사건을 바라보는 것 같은 일체의 감정이 배제된 듯한 서술! 흥미로웠다. 글이 아주 슉슉 읽혔다. 이 글에서 주인공의 감정이 격하게 발현된 것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 뿐이다. 처형당하기 전에. 이 주인공은 친구가 얼굴과 팔을 칼에 베였는데도 담담하게 서술한다.

이 책 마지막 부분인 주인공이 사제에게 소리치는 부분. 눈 벌게지고 몰골이 엉망인 채로 소리지르는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다. 크-.

주인공이 영리하면서도 영리하지 않다고 느껴졌던 점이 인간관계는 잘 유지하면서도-주변에서 평판이 매우 좋았음. 주인공을 변호하기 위해 증인석에 선 사람이 꽤 다수임.-사건이 발생하고 관계자들에게는 기겁할 만한 발언을 툭툭 내뱉은 것. 사건 발생 후의 주인공은 자신이 사람들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아하고 싶어한다. 살아오면서 못 느꼈나? 하지만 인간관계에서의 처세술은 수준급이어 보였는데… (지 연인한테 하는 꼬라지 빼고) ‘이 사람에게는 이런 행동을 해야겠다.’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대응들은 본인의 사고 매커니즘과는 확연히 다를텐데, 몰랐다고? 무의식중에 외면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정말로 못 느꼈던 걸까…. 주인공은 확실히 똑똑하다. 그럼 그 똑똑함을 법정에서도 잘 활용해서 앞길을 도모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왜 자신의 미래를 어둠으로 밀어넣는 대답만 해댔는지 모르겠다.

감상문을 쓰는 중간에 알쓸범잡에서 이방인 이야기를 한 클립을 봤다. 반성을 하게 됐다…. 나 스스로 주인공은 싸패야! 라고 규정하고 거기에 맞추어 바라본 게 아닌가 하고. 1부에서 주인공의 행동들 때문에 2부의 재판 과정에서 과중하게 처벌받는 건 나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2부에서 주인공을 비정상인으로 몰아가는 검사에게 나도 모르게 공감하고 있었다. 맞아, 나도 그 부분 이상하게 생각했어.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반성을 하며 다시 생각해 보니 주인공이 조금은 이해간다. 자신의 재판 내내 평온했던 주인공이 왜 사형 앞에서 그렇게 동요했는지 사실 잘 이해가지 않았었다. 이렇게 무감정한 사람은 자신의 죽음 앞에서조차 건조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흥분하고 날뛰는 모습이 등장하자 당황했다. 얘도 죽음은 무서운가 보지? 이 정도 감상만 들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해석을 보고나니 아, 주인공이 갑자기 날뛴 게 아니었나? 그래서 그랬던 건가? 라고 짐작하는 정도까지는! 이해간다.

다시 한 번 상기하자! 주인공은 멍청해서 대처하지 못한 게 아니라 솔직했던 것일 뿐이다! 작가가 서문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양형을 위해 거짓을 말할 것을 요구받는다고 적었는데, 나는 정말… 세상의 부조리 그 자체임을 깨달았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타인에게 강요하는 나 자신… 으으 별로임!

세상의 기대과는 다르게 솔직했던 사람을 통해 부조리를 지적하고자 했던 소설.로 이해하고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뫼르소는 낙오자가 아니라, 가엾고 벌거벗은 사람.’, ‘심오한 열정이 그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데, 그것은 절대와 진실에 대한 정열이다.’ 작가의 이 서문을 마음 속에 새기면서!

이 작품 역시 해설 없었으면 이해 못 했다! 해석이 없었으면? 뭐야 이 싸패는?이란 짧은 감상으로 대충 납작하게 기억했겠지. 죽음을 통한 삶의 찬가? 와… 난 정말 상상도 못 했다. 뜯어보고 알아 볼수록 더욱 더 흥미로운 책이다. 관련 논문도 많다. ‘내부로부터의 탈식민주의’, ‘이방인에 대한 불교적 이해’, ‘등장인물 뫼르소의 행동과 서술자 뫼르소의 언어 연구’, ‘이방인을 통해 본 카뮈의 사회관’, ‘이방인의 재판 장면 재탐사’, ‘카뮈의 부조리철학에 대한 고찰’ 등등… 나중에 꼭 읽어봐야지!

그리고 여담인데… 책 표지에 있는 카뮈 모습 ㅋㅋㅋ 너무 잘생기고 분위기 쩔게 나와서 ㅋㅋㅋ 책 읽는 내내 주인공 이미지를 그 표지에 있는 모습으로 상상하면서 읽었다. ㅋㅋㅋㅋㅋ. 주인공을 약간은 나른한 인상에 신경질적인 외모를 갖고 있는 중년이 되기 직전의 남자.로 생각하고 읽으니깐 ㅋㅋ 좀.. 즐겁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