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12.14 : ~머리말
- 2024.12.18: ~3장
- 2024.12.19: ~6장
- 2024.12.20: ~끝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사망률이 올라간다.”는 문장을 처음 맞닥뜨리고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사실 복지를 줄이면 그에 따라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이 힘듦이 ‘사망’으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해 이걸 직시하게 된 충격이랄까. 왜 못 하지? 빡대가린가? ㅋㅋㅋ 쨌든 그런 이유로 이 책을 고르게 됐다.
추천사 · 머리말
[8%]
그리고 한 정당이 미국 국민에게 주는 경제적 부담과 고통이 다른 정당보다 일관되게 더 높고 한 정당이 이루어내는 번영과 경제적 안정 수준이 다른 정당보다 일관되게 더 낮은데, 그래서 경제를 일으키기보다는 경제를 망치는데 어째서 그 정당이 계속해서 선거에서 이기고 유력한 정당으로 건재한 것일까?
→ 내 말이!!! 사실 나는 한국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라 매국노 집단이라 한국을 망치는 일이 그 치들에게 일순위의 사명같은 것이고(반쯤 농담임), 그 때문에 일부러 한국의 경제를 망치면서까지 자신들의 배를 불리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도 그렇구나? 그렇다면 보수는 보수라는 이름을 훔친 자본가들의 역겨운 이기심이 아닐까.
1장 삶과 죽음의 문제
[15%]
이것은 공화당 대통령이 선출된다고 해서 폭력이라는 전염병이 반드시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폭력이라는 전염병이 시작되려면 공화당 대통령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사실, 민주당 대통령이 있다고 해서 폭력이라는 전염병이 반드시 종식되는 것은 아니지만 폭력이라는 전염병이 종식되려면 민주당 대통령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뜻한다.
[20%]
사실 오늘날 미국의 자살률과 살인율이 전염병 수준만큼 고약하게 올라가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 공화당이 올려놓은 폭력 치사 발생률을 민주당이 번번이 그만큼 원상회복시켰기 때문이다.
2장 자살과 살인의 진짜 범인, 불평등
[22%]
폴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실업'이라는 말이 마치 한낱 통계인 것처럼, 결국은 커지거나 작아지겠지만 현실의 인간들과는 상관없이 그냥 흘러가는 숫자인 것처럼 말해질 때가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2%]
전체 실업률이 높고 낮음과는 무관하게 흑인 실업률은 언제나 백인 실업률의 적어도 두 배 수준을 유지했다. 흑인은 ‘가장 마지막에 채용되고 가장 먼저 해고된다'는 통설이 입증된 셈이다. 백인 사회보다 흑인 사회에서 살인율이 더 높은 이유도 그래서 설명이 된다.
3장 보수는 경제에 강하고, 진보는 경제에 약한가?
[26%]
공화당은 번영을 가져오는 당을 자처한다. 그러나 이 장에서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공화당은 지난 한 세기 내내 실업의 규모와 지속도, 경기 위축(경기 후퇴와 불황)의 빈도와 깊이와 지속도,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을 하나같이 높였다.
[27%]
공화당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높은 소득세, 높은 자본이득세, 높은 법인세, 높은 ‘사망'(상속)세와 과도한 규제로 경제 성장을 질식시키는 경쟁자 민주당과는 달리 자기네 정당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정당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정말 그런 줄로만 알았고, …
→ 미친 나도요. 그래서 누가 ‘그래도 보수가 경제를 살리잖아'라고 했을 때 …그런가? 하고 제대로 반박을 못 함. 아직도 분하다.
[34%]
수수께끼는 바로 이것이다. 무슨 수를 썼기에 인구의 1퍼센트를 차지하는 소수의 부자가 인구의 99퍼센트를 차지하는 다수에게 명백히 불리한 쪽으로 돌아가는 체제를 받아들이도록 다수를 설득했단 말인가? … 공화당이 내놓은 해법은 중하류층과 극빈층을 이간질해서 내 지갑을 얇게 만드는 주범이 상류층(과 상류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초점을 흐리는 것이었다.
[36%]
살인율 증가가 어떻게 인구의 못사는 99퍼센트를 갈라놓아서 잘사는 1퍼센트한테 유리하게 작용할까? 답은 간단하다. 우리 법이 범죄라고 규정하는 폭력의 대다수는 가난한 사람이 저지르므로, 폭력 범죄가 늘어나면 중상류층과 중하류층에 속하는 사람들도 저소득층에게 공포와 분노를 느끼면서 정작 나라 전체의 재산과 소득을 대부분 가로채는 것은 상류층이라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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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에서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잘사는 사람이 사설 경호업체에 퍼붓는 돈이 경찰 운영에 드는 돈과 나머지 국민 전체가 방범에 들이는 돈보다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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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범죄는 공화당에게 공짜로 주어진 억만금의 선물
→ 시팔 새끼들 꼭 그 범죄 지들이 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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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범을 예방하는 데 100퍼센트 확실한 효과를 보인 프로그램은 단 하나, 교도소에서 학위를 따는 것이었다. … 미국의 평균 재범률이 출소 뒤 겨우 3년이 지난 시점에서 65퍼센트라는 것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수치다.
[41%]
그러니까 공화당 정치인들은 범죄와 싸우고 범죄자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이 범죄와 폭력으로 점철된 생활을 청산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 가운데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낸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 하나를 고의적이고 체계적으로 망가뜨렸다. 그리고 이런 비이성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일컫는 ‘범죄와의 전쟁’은 ‘마약과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영어 단어의 평범한 뜻을 완전히 뒤집어엎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 본보기는 조지 오웰이 보여주었다. 오웰의 《1984년》에서도 ‘전쟁은 평화’고 ‘노예는 자유’라는 구호가 난무한다.
[42%]
유전이라든지 인생 경험이라든지 개인의 성격 구조 같은 허다한 개인적 변수가 개인이 자살이나 살인을 저지르는 경향을 높이거나 줄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폭력 치사가 전염병 수준으로 일어나는 것은 정치와 경제를 포함한 사회 환경에서 생겨난 변화 탓이다.
4장 수치심이 사람을 죽인다
[44%]
사람들이 수치심 때문에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울 때 자기 안에 있는 수치심을 남한테 떠넘겨서 수치심에서 벗어나려고 (혹은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운 수치심을 아예 처음부터 피하려고) 살인을 저지르거나 남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사람들이 남을 해치는 이유는, 더 약하고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남임을 증명하려는 마음에서다.
[44%]
영어로 폭력 행위를 묘사할 때 사람들이 즐겨 쓰는 단어가 둘 있는데 그것은 ‘assault(폭행)’과 ‘injury(부상)’다. 그런데 ‘assault’는 ‘insult(모욕)’와 같은 라틴어 뿌리에서 왔다. 그리고 ‘injury’는 ‘모욕’을 뜻하는 라틴어 ‘iniuria’에서 왔다.
→ 흥미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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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파산, 주택 차압 같은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에 살인으로 반응하는 사람과 자살로 반응하는 사람은 각각 성격과 동기가 판이하게 다를 텐데도 똑같은 사회·경제적 스트레스가 살인율과 자살률을 모두 끌어올리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신문을 보면 잘 알겠지만 남을 죽이고 나서 자기 목숨도 끊는 사람이 적지 않다.
→ 살인과 자살의 원인이 수치심이라는 공통된 이유라니 생각해 본 적이 아예 없어서 더욱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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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은 그런 식으로 우파적인 정치·경제적 태도와 가치관을 자극할 수 있다. 수치심에 휘둘리는 사람에게 ‘복지’에 기대는 ‘의존성’은 동정의 여지가 없으며 부끄러워해야 하고 꾸짖어야 하고 내몰아야 하고 질타해야 하는 아주 몹쓸 짓이다.
→ 국짐에서는 선별 복지를 주장하고, 민주당은 보편 복지를 주장하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인가? 또, 복지카드로 돈까스를 사먹는다고 염병을 떠는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여기서 기한 것인가? 부끄러워해야 하는 사람이 가암히 비싼 돈까스를 사 먹기 때문에, 그리고 꾸짖음 당해야 하기 때문에? 오~ 정말 거지발싸개같은 사고방식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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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의 윤리는 수치와 굴욕이, 다시 말해서 불명예와 치욕이 가장 큰 악덕이고 수치의 반대, 곧 자부심과 명예(존경)가 가장 큰 미덕으로 통하는 도덕 체계다. 죄의식의 윤리는 죄가 가장 큰 악덕이고 죄의 반대, 곧 순결이 가장 큰 미덕으로 통하는 도덕 체계다. … 이것을 좀 더 쉬운 말로 표현하면 죄의식의 윤리로 살아가는 사람은 약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성향이 강하고 수치심의 윤리에 젖은 사람은 강자(’초인’을 앞세우면서 예수의 ‘노예 윤리’에 맞서 ‘주인 윤리’를 역설한 니체도 수치심의 윤리를 부르짖으며 후기 저작에서 자신은 ‘적그리스도’라고 밝혔다)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성향이 강하다.
→ 우파와 좌파를 구분하는 또다른 방법! 유시민 작가가 자신의 삶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게 살았다고, 그게 참 괜찮았다고 이야기하던 게 다시 떠오른다. 그는 죄의식의 윤리로 살아가는 사람이겠지. 그가 행동하지 않았으면 죄의식이 평생 그를 따라다녔을 테니까.
5장 실직이 늘면 수치심이 커진다
[52%]
우리는 사람들에게 돈을 건네줄 수는 있어도 …… 명예를 건네주지는 못한다. 명예는 우리 문화의 이런 주무대에 참여하는 데서 나오고 그런 참여에서 맛보는 긍정적 자기 인식에서 나온다. … 공공사업진흥국 노동자들은 가난해도 존엄을 잃지 않았지만 실업 수당을 받는 사람들은 욕을 먹었고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할 수 없었다.
6장 보수 정당 지지자와 진보 정당 지지자
[53%]
적색 주와 청색 주를 비교하면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주는 2000년과 2004년에 모두 살인율(합법적 살인과 비합법적 살인 망라)과 자살률이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주보다 상당히 높다.
→ 한국도 그럴지 궁금함.
[56%]
1976년(미국에서 사형이 1972년에 위헌으로 선언되었다가 다시 허용된 해)과 2009년 사이에 적색 주에서는 1177명이 처형되었고 청색 주에서는 54명이 처형되었다.
→ 갑자기 든 생각이, 미국은 참 사회실험하기 좋은 환경인 것 같다. 미국인이라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같되 주 법이 다르고 사람들 성향도 조금씩 다른 주가 46개?나 있으니까 변수들의 영향력을 발견하기가 참 쉬워보여
[58%]
수치와 그 반대편에 선 명예는 (죄의식 대 순결과는 대조적으로) 한 사회 안에서 윤리적 지탄과 칭송을 낳는 핵심 형식이자 핵심 정서다. … 미국 남부 같은 사회는 좀 더 ‘극단적인’ 수치 문화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이런 사회에서는 남을 괄시하거나 남에게 괄시당하는 것을 피하는 수단으로 엄격한 법도를 따르도록 사람들에게 기대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예나 지금이나 수치심과 폭력 행동을 낳는 데 크게 이바지하는 관행들을 지켜 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계급, 신분, 인종, 남녀, 연령, 종교, 출신국 등 사람들을 우월한 쪽과 열등한 쪽으로 가를 수 있는 수단을 동원한) 사회 계층의 강화다.
…
수치심을 느끼지 않기 위해 자부심을 느낄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같은 인구 집단에 있는 일부 사람들을 어떻게 열등한 존재로 몰아가면서 업신여기고 그들에게 우월감을 느끼는가다. 대대적인 ‘버본 전략’이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폭력을 낳는 방안이기도 하다.
[59%]
이 두 인격 유형과 그 차이는 대개 정신병리학적 관점에서 연구되었는데, 수치심에 휘둘리는 사람의 특성은 ‘경계선 성격장애’, 나르시시즘, 편집증, 반사회적, ‘우파 권위주의’ 인격 구조로, 죄의식에 젖은 사람의 특성은 우울증, 강박관념, ‘도덕적 마조히즘’ 인격 유형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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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집단은 서부 주들에 살면서 총을 소유한 백인이지만, 전체적으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집단은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이들 중 다수가 서부에 산다. 여기서도 역시 수치 문화가 폭력의 풍토를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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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한 한 가지 전제 조건은 수치심을 느끼더라도 수치심을 줄이는 수단으로 폭력에 기대지 말고 수치심을 견디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수치심은 야심과 성취의 발판이 되고 지식과 실력을 키우는 자극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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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라는 전염병을 없애는 열쇠는 사회 시스템의 변화였다. 모든 물고기가 헤엄치는 문화의 바다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었다.
→ 수치심을 느꼈을 때 이걸 이겨내는 방법으로 폭력이 아니라 비폭력적 수단(교육이나 일)을 택하도록 사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정말 정치판에서 파시즘적인 몇몇 발언으로 격퇴당할 이상주의같은 방법이군 ㅠ 당장 투입될 돈은 많은데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는 없고… 근데 또 천천히 나타날 효과는 대단하고… 군중들은 왜 이렇게 멀리 내다보고 행동하기가 힘들까…
7장 정치가 삶과 죽음을 가른다
[66%]
우리는 사고가 우연히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고야말로 우연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 이거 진짜… spc 사건부터 빗길에 운전하기 어려운 것까지 법을 제대로 안 지키거나 규제가 완화되서 발생한 ^사고^들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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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40년 동안 내가 거듭 관찰했고 모든 재범 통계가 보여주는 바에 따르면, 비폭력적인 사람을 폭력적인 사람으로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사람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다.
[74%]
이제 분명해진 것은 ‘분할 정복’ 전략이 살인과 자살을 갈라놓는 데까지 확대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고 ‘우리’는, 혹은 적어도 우리 중에서 더 불행한 사람들은 자살을 한다고 나누어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74%]
둘의 관련성을 처음 알아차리고 그것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지금도 나는 제 손으로 저질렀건 남한테 당했건 폭력으로 인한 죽음을 숙고하다가 정당과 사회 정의의 문제로 생각이 이어질 때 바닥에 그어진 금을 넘어서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선을 넘는 기분을 느낄지 모르겠다. 보여주지 않으려던 것을 본다는 뜻에서 그렇거니와 범주를 넘어선다는 뜻에서도 그런 느낌이 든다.
[75%]
사실 선거 운동의 틀을 두 후보의 순전히 개인적인 대결로 몰아가려는 목적 중 하나는 두 당의 실제 정책 차이가 무엇인지에 유권자가 주목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데 있다. 그래야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성취했고 어떤 추문과 결부되었는지를 놓고 개인들에게 논쟁이 집중되고, 두 정당의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두 정당이 정치와 경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에는 집중되지 않기 때문이다.
→ 으…윽! 2년 반 전의 한국이 떠올라… 아아… pt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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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진보는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연장하겠지만 사회적 여건의 개선은 이러한 결과를 더 신속하게 더 성공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 (바로 그래서) 의사는 본디 가난한 사람의 변호인이고 사회 문제는 넓게 보면 의사의 영역에 들어간다. 인간을 다루는 과학으로서 의학은 사회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단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의학통계학은 우리의 측정 기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생명의 무게를 생명으로 달고 어디에 시신이 더 두텁게 쌓였는지를 볼 것이다. ……의학은 사회과학이고 정치는 규모를 키운 의학인 뿐이다.
→ 뭐야 피르호 이 사람 너무 멋있잖아;;;
공화당… 그러니까 보수를 자칭하는 당은 사회의 더럽고 폭력적인 부분에 기생해 생존하는 존재라는 거군…
아 이 책 고르길 잘했다. 좋은 선택이었다.
아 어떡해… 나 책 진짜 너무 잘 골랐다.
너무 재밌고 너무 흥미롭고 너무 유익하다. 나는 사실 보수에서 행하는 반도덕적 행위들-정책부터 사소한 발언까지-이 극우들의 감정을 자극해 표를 얻어내기 위한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정교한 작동원리가 존재해서 놀랐다. 사람들의 수치를 부추기고, 그 수치로 인해 발생하는 자살과 살인이라는 사회의 참담함을 고조시키고, 이걸 또 차별과 혐오의 원동력으로 삼는… 어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마음에 안 들 수가 있지, 사실은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라 혐오감이 든다.
그리고 읽으면서도 참 답답했던 게,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혁신적인 방안이 없어보였다. 공화당은 몇 마디의 선동과 복지 폐지-이른바 나보다 못난 놈들에게 퍼주기 금지-로 표를 쓸어담는데, 민주당은 이러한 수단들을 사용할 수가 없다. 선동? 선동으로 부추길 수 있는 건 혐오이지 박애가 아니다. 복지 폐지? 그 폐지되는 복지를 만들어내는 게 민주당인데 어떻게 폐지를 하나… 너무나 어려운 싸움처럼 보인다. 민주당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긴 시간 걸쳐 만들어내는 재미없는 통계자료들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에 대해 관심이 없고 선거철만 되면 자극적인 말들에 휘둘리고 투표를 한다. 어쩌면 투표 시스템이 공화당에게 유리한 건 아닐까? 더 좋은 투표 시스템이 있을까? 투표를 장기간에 걸쳐 실시하거나, 분야를 세분화하면 민주당에게 조금 더 유리해질까?
“악은 이토록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보수가 악이라는 건 아니지만 보수를 표방하는 공화당은 솔직히 나에게 악으로 보인다. 사람 죽여 얻어낸 부와 권력으로 호의호식하는 것으로 느껴지니까. 민주당은 끊임없이 증명해내야만 한다. ‘여러분에게 이롭지 않아 보였던 정책들이 사실은 이로웠답니다!’ 이 문장을 증명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증명들이 필요할까. 사실 나도 안다…. 민주당이 공화당을 한 번에 쓰러뜨리는 혁신적인 방법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늘 그렇듯 천천히 지지부진한 싸움을 해 나가야 한다는 걸. 알지만!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다.
이 책 고르기 정말 잘한 것 같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보통 세밀한 통계가 필요한 경우, 자료를 제시하고 자료가 얼마나 신빙성있는지와 몇몇 케이스들을 이야기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서술하며 끝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자료 제시와 더불어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는지도 이야기 했고, 심지어 그 근거도 사회과학적인 이론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납득도 갔다. 너무 마음에 든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수치심의 윤리와 죄의식의 윤리 구분이 너무 흥미로웠다. 재밌어!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에 예상했던 보수→작은정부추구→복지삭감→삭감된 복지로 인해 구제받지 못하는 사람 증가→사망률 증가의 흐름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깊은 무언가를 알게 된 것 같다. 난… 이 책을 통해 국짐를 다차원적으로 혐오하게 된 것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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