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6
리디셀렉트로 읽음. 유명해서 골랐으~
1.
투데이가 살아있기 위해서는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2.
때때로 어떤 일들은, 만연해질수록 법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 일에서 손을 놓아버리고는 했다.
3.
세상이 조금만 더 자신을 남들처럼만 대해준다면 은혜는 사이보그 따위 되지 않아도 도니다고 생각했다. 몇천만 원을 웃도는 기계 다리 부착 수술보다 더 필요했던 건 인도에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와 가게로 들어갈 수 있는 리프트, 횡단보도의 여유로운 보행자 신호, 버스와 지사철을 누구의 도움 없이도 탈 수 있는 안전함이었다.
4.
지수와 붙어 다닌 지 몇 주 만에 몸무게가 3킬로그램이 늘어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 굳게 믿었던 신념이 처음으로 깨졌다. 함께 보낸 시간이 몸에 쌓인 기분이었다.
5.
콜리는 인간의 구조가 참으로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지만 시간이 같이 흐르지 않으며 같은 곳을 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하고,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생각과 말을 다르게 할 수도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다가 모든 연료를 다 소진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렸고, 다른 것을 보고 있어도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으며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것처럼 시간이 맞았다. 어렵고 복잡했다. 하지만 즐거울 것 같기도 했다. 콜리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면 모든 상황이 즐거웠으리라. 삶 자체가 연속되는 퀴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6.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처음 세상을 바라보며 단어를 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파랑파랑하고 눈부신 하늘이었다.
흠. 음. 괜찮음. 그러나 딱 괜찮다까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재들은 아니라서 그렇게 감명 깊지는 않았다. 그래도 좋은 글이라는 건 알 수 있었음. 주제의식도 좋았고, 결말도 좋았다. 필체는 쏘쏘. 몽글몽글함…? 부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좀 덜어냈으면 좋을 것 같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빨리 읽음. 총 독서시간이 한 3시간? 좀 안 됐던 듯. 리디셀렉트로 읽어서 종이책으로 몇 페이지인지 몰랐고 대충 한 200쪽 정도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종이책으로 읽은 친구가 376쪽이래서 믿기지가 않았음. 내가 전자책으로 읽을 때 엄청 빨리 읽는 타입인 건지, 출판사에서 손바닥 만한 책에 개큰 공백으로 장난질 쳐 놓은 건지. 나중에 함 확인해 봐야겠다.
(아무래도 후자같음ㅋ. 내가 전에 읽은 프랑켄슈타인이 약 16만 자 중반, 317쪽이었는데 이 책은 16.2만자인데 무려 376쪽. ㄷㄷ. 글자 수가 더 적은데 페이지 수가 더 많은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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