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수행평가 때문에 읽었던 책.
짧기도 짧고 재밌기도 해서 사물함에 넣어놓고 심심하면 읽었다.
독재하는 인간을 몰아내려 동물들이 힘을 합쳐 목표를 이루었지만
동물들 사이에서 다시 독재자가 나오고,
동물 독재자는 인간 독재자보다 더 악독했지만 동물들은 행복해 하고..
교묘한 선동과 폭력을 통해 권력을 고착화 시켜 세월이 지나자
동물들은 과거의 기억이 휘발되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결국 소설의 마지막에서는 벽에 명시해 놓은 평등이라는 기본원칙까지 수정되었다.
독재의 재생산을 잘 풀어냈다.
이 책을 읽고 '1984'도 읽고 싶어졌다. 읽어야지...
"그해 내내 동물들은 마치 노예처럼 일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일하면서도 행복해했다. 어떤 노력이나 희생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자신과 자신의 뒤를 이을 자손들을 위한 것이며, 게으른 데다 도둑놈이나 다를 바 없는 인간 족속을 위한 게 아님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 든 동물들은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반란 초기의 농장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더 못했던 것인지 기억해보려했다. 하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몇 분간 둘은 검은색 벽 위에 적힌 흰 글자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서 있었다.
마침내 클로버가 입을 열었다.
"내 눈이 점점 나빠져서요. 사실 젊었을 때도 저기 적힌 글자들을 제대로 읽지 못했지요.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저 멱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벤저민, 동물 칠 계명이 예전에 적힌 그대로인가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벤저민은 자신만의 규칙을 깨뜨리기로 했다. 그는 벽에 적힌 글자들을 클로버에게 읽어주었다. 이제는 단 하나의 계명만이 적혀 있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렇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열둘이 넘는 인간과 동물이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지르는데 그 목소리가 모두 똑같았다. 이제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볼 필요조차 없었다. 창밖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은 돼지에서 인간으로, 그리고 인간에서 돼지로, 그리고 다시 돼지에서 인간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지만 이미 누가 누군지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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