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알베르 카뮈

haomoondo 2024. 11. 20. 08:53

  • 2023.10.18
  • 2023.10.25
  • 2023.10.26
  • 2023.10.28
  • 2023.11.04 : 해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난 후 카뮈에 대해 알아보다가 민음사TV의 카뮈 소개 영상까지 보게 되었다. 카뮈의 작품계획 3단계 중 이방인이 1.부정, 페스트가 2.긍정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봐야겠다! 고 생각하고 독서목록 리스트에 넣어놓은 지 어언 6개월… 드디어 읽게 되었다. (심지어 내가 환장하는 인간찬가래 어떻게 안 읽을 수가 있겠음?)

 이 책 읽겠다고 도서 대출 예약을 걸어 놨었음. 곧 반납 예정이래서. 근데 앞 대출자 이새끼가 반납을 안 하는 거임! 개빡쳐 진짜. 연체 그까이꺼 하고 말지~ 하는 사고방식 jolla 싫다 진짜…. 연체를 대출 기한 연장 정도로 생각하는 꼬라지 진심 최악. 심지어 네 뒤에 읽겠다고 예약한 사람이 있잖아! 그럼 연체할까? 하다가도 반납하러 가야지 ㅋㅋ 개열받아 진짜.

 

1부

[13]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랑에서도 시간이 없고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사람들은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79]

그것은 어떤 상사의 젊은 사무원이 바닷가에서 한 아랍인을 죽인 사건이었다.

→ 어! 이거…!

 

2부

[94]

말하자면 이 질병의 무지막지한 침범은, 그 첫 결과로서 우리 시민들을 마치 사적인 감정 같은 것은 느끼지 않는 사람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151]

그전에는 그런 일이 생기면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서서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띄곤 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랜 시일을 두고 시달리다 보니 사람마다 심장이 무뎌져 버렸는지, 마치 신음 소리가 인간의 타고난 언어라는 듯이 아랑곳하지 않은 채 스쳐 지나가거나 그 곁에서 살고 있었다.

 

[172]

“그 모든 것을 누가 가르쳐 드렸나요, 선생님?” 대답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가난입니다.”

 

3부

[238]

사실 예를 들어서 의사 리유가 지적했듯이, 불행은 바로 그 점에 있는 것이며, 또 절망에 습관이 들어 버린다는 것은 절망 그 자체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239]

왜냐하면 연애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미래가 요구되는 법인데, 우리에게는 이미 현재의 순간 이외에는 남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4부

[251]

그렇다, 날마다 자기가 나누어 주고 있는 것은 구원이 아니라 정보뿐이었다.

 

[256]

페스트는 고독하면서도 고독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공범자로 삼는다.

 

[285]

“아닙니다, 신부님.” 하고 그가 말했다. “나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달리 생각하고 있어요. 어린애들마저도 주리를 틀도록 창조해 놓은 이 세상이라면 나는 죽어도 거부하겠습니다.”

 

[323]

그리고 그때 나는 아버지가 사회의 이름으로 그 남자의 죽음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심지어는 그 남자의 목을 자르라고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329]

그 외의 것들, 즉 건강, 청렴,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정직한 사람, 즉 거의 누구에게도 병독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결코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리유, 페스트 환자가 된다는 것은 피곤한 일입니다. 그러나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더욱더 피곤한 일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피곤해 보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에는 누구나가 어느 정도는 페스트 환자니까요.

 

[332]

“그렇지만 말입니다. 나는 성인들보다는 패배자들에게 연대 의식을 느낍니다. 아마 나는 영웅주의라든가 성자 같은 것에는 취미가 없는 것 같아요.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그저 인간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요. 우리는 같은 것을 추구하고 있어요. 다만 내가 야심이 덜할 뿐이죠.”

 

5부

[353]

아닌 게 아니라 가장 보잘것없는 것이나마 주민들에게 희망이란 것이 가능해진 그 순간부터 페스트의 실질적인 지배는 끝났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356]

다가오는 해방은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377]

의사는 결국 타루가 평화를 다시 찾았는지 어떤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때, 그는 자기 자신에게 다시는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 또 아들을 빼앗긴 어머니라든지 친구의 시체를 묻어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다시는 휴전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 것 같았다.

 

[401]

그러나 그래도 그는 이 연대기가 결정적인 승리의 기록일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기록은 다만 공포와 그 공포가 지니고 있는 악착같은 무기에 대항해 수행해 나가야 했던 것, 그리고 성자가 될 수도 없고 재앙을 용납할 수도 없기에 그 대신 의사가 되겠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개인적인 고통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에 대한 증언일 뿐이다.

 

작품 해설

[416]

“나는 페스트라는 질병을 통해서, 우리들이 고통스럽게 겪은 그 질식 상태와 우리들이 몸담고 있었던 그 위협과 귀양살이의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한다. 나는 동시에 그러한 해석을 삶 전체라는 일반적인 차원으로까지 확대하고 싶다.”

 

[420]

페스트는 곧 죽음을 의미하므로 페스트와 싸우는 것은 ‘세계의 질서 그 자체에 대하여 솟구치는 혐오감’의 표현이다(171~172쪽). ‘반항’의 ‘사회적’인 동시에 ‘형이상학적’인 의미(카뮈는 『작가수첩』, 2권 15쪽에서 이 두 가지는 결국 ‘똑같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타루가 제안하는 보건대의 조직은 그러므로 “이미 창조되어 있는 그대로의 세계”, 즉 악과 질병과 전쟁과 죽음을 동반한 세계를 “거부하며 투쟁함으로써 진리의 길을” 걸어가려는(170쪽) 리유의 세계관으로 확장된다.

 

[429]

해방의 순간에 맞이하는 이 죽음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영원한 승리, 결정적인 개선이란 있을 수 없다.

 

[430]

그런데 왜 작가는 그에게 영웅의 자격과 이름을 부여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절한 말’을 찾는 데 고심하는 그랑은 ‘선량한 마음’과 더불어 ‘우스꽝스러운’ 형태로나마 하나의 ‘이상’을 대표하는 일종의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433] 페스트에 대항해 투쟁하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증인’이다. 투쟁하는 사람의 행동은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증언 행위이기 때문이다.

 


 

 감히 내가 평가할 수 없는 책이다. 는 사실 아니고, 읽은 지 오래됐는데 심지어 그 때 급하게 읽었어서 까먹음. ㅋㅋㅋ 근데 판사 아들이 죽는 장면, 신부가 죽는 장면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난 카뮈가 전쟁에 반대했지만 전쟁이 시작되자 자원 입대했다는 글을 보고 카뮈가 좋아졌다. 그나저나 카뮈가 완성하고자 했던 마지막 사랑의 층위가 너무나 궁금하다. ㅠㅠㅠ 잠시 죽었다 깨서 글만 마저 쓰고 돌아가면 안 될까 ㅠ

 


 

어휘

  • 해수병(咳嗽病) : 기침을 심하게 하는 병.
  • 광대무변(廣大無邊) : 넓고 커서 끝이 없음.
  • 폐장(肺腸) : 1.폐와 창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 2.’마음속’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궁륭(穹窿) : 활이나 무지개같이 한가운데가 높고 길게 굽은 형상. 또는 그렇게 만든 천장이나 지붕.
  • 영대(靈臺) :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뜻으로, 마음을 이르는 말.

사실 이 외에도 모르는 단어가 참 많았지만… 모르는 단어들을 다 기록하면서 읽을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