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다큐

콘크리트 유토피아

haomoondo 2024. 11. 20. 08:27

20230810

원래는 이병헌 때문에 안 보력고 했는데, 내 주변 극장에서는 '바비'가 안 하길래 걍 이걸로 봄.

모든 것이 붕괴된 세상,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불길에 뛰어든 모습이 정의롭다고 주민대표가 된 이병헌, 부부인 박보영과 박서준이 주연들.

처음엔 이병헌 캐릭터를 능력없고 사회성 없는 찌질한 아저씨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것에 심취해 대장놀이를 하게 된 걸로 여겼었다. 근데 맞긴 한데 비설이 있었음.

박보영은 간호사고 박서준은 공무원임. 근데 박서준이 공무원이라는 설정은 ...음 의미가 있었나? 싶음. 영화 초반부에 박서준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발언권을 주는데, 그 장면만을 위해 넣은 설정이라해도 납득갈 정도로 별 의미를 못 찾겠음. 공무원같은 사고방식을 갖지 않은 공무원들을 비판하려 한 점이라면 훌륭. 기냥 회사원1이라고 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공무원 정신이라고는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캐릭터였음. 감독이 이 캐릭터로 뭔가를 말하려 한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일단 나는 캐치 못 함. 물론 이 조차도 공무원이라는 특성과는 관계가 없어 보였음.

박보영 캐릭터는... 윤리의식이 뛰어난 캐릭터의 설정값에 알맞은 직업은 간호사라는, 간호사에 대한 묘한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별 생각없이 설정한 건지 영화 내내 전문 지식을 발휘하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의료적 행위를 하는 건 초반부 불 났을 때랑 소독솜으로 톡,톡,하고 두드려주는 게 다임. 뭐 그런 상황에서 뭘 얼마나 더 전문적이어야 하나 싶긴 해도... 그 설정이 아깝긴 했음. 그래도 박서준 캐릭터에 비하면 간호사라는 사실을 잊지 않을 정도는 되니 양반이긴 하다.

이 영화... 사실 시작 10분만에 이 영화는 파국을 맞이할 영화구나 깨달았다. 그리고 초반 1시간까지 역함. 이기심으로만 똘똘 뭉친 행동이 참... '웬만해서는 저런 상황이면 나라도 고민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이들에 대한 비판을 그리 크게 하지 않는데, 여기 아파트 사람들은... 진심... 단 1도 고민하지 않고 악의적이고 이기적이고 못되쳐먹고 도의, 도덕따윈 집어던진 선택들을 해 비판비난에 머뭇거림을 없애준다. 또한 그렇게 남을 버리고 배척해서 얻어낸 안정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즐김. 웩. 그래도 작가가 이러한 점들을 비판하려고 한 의도가 느껴져서 영화가 불쾌하지는 않았다.

가장 인상깊으면서 화도 나고, 역겹기도 했던 장면은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하는 장면. 처음에 100번은 해야하지 않을까요? 300번은 해야죠! ...200번으로 합시다!하는 장면에 뭘? 설마 때리나? 했는데, 와... 감탄했다. 이 장면 덕분에 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굉장히 후하게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을 살린 이들이 사람을 살린 것을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장면이라니, 그걸 무려 200번이나 해야 한다니. 도덕적인 사람들에게 너의 도덕은 잘못되었다고 세뇌시키는 것 같기도, 협박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난 외 이런 도덕이 역전된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마음 속에 꽂히는지 모르겠다. 내 어휘력이 딸려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 뭔가

이럼. 이런 느낌. 그... 이런 느낌! ㅋㅋㅋㅋㅋ.

하 근데 이 영화 중반부까지 정말 좋았는데, 후반부에 멕아리가 없어졌다.

오,,, 오,,, 오오오....! 아.....................? 이런 느낌.

영화 결말에 투자자의 외압이 있던 건 아닌지... 싶을 정도로 힘이 탁 빠졌음.

바퀴벌레들이 쳐들어 왔을 때부터

이런 표정으로 봤다.

이야기도 휘청이고 주제의식도 휘청여서 영화보는 나도 휘청거렸다.

차곡차곡 쌓던 이야기를 내던지고 갑자기 웬 수영장으로 뛰어든 느낌.................

후반부가 참 아쉬웠다... 아쉬웠어...

아 카메라 감독 누군지... 참... 최고였다. 넘 만족스러웠음. 따봉. 당신의 카메라 구도, 화면 전환 기법? 방법? 아주... 마음에 듭니다...

아! 또 마음에 드는 점. 소리. 목소리 잘 들려서 좋았음. 근데... 이병헌이 소리지르는 장면에서는 잘 못 알아 들었음.

쿠키 영상 없다 그래서 걍 나옴. 영화 끝나자마자 포스터를 챙겼어야 했는데!

아오! 그걸 까먹어서! 걍 옴!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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