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도 심장이 있다면, 박영화

 

 

2024.05.30

 

친구가 고른 책

 

 

1

위정자들의 윤리 의식이나 배려만 기대한다면 국민에게 법은 늘 차가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2

인간의 본성을 성악설 혹은 성선설로 단정 짓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은 하나의 잣대로 나눌 만큼 단순치 않다. 인간의 본성은 다양한 빛깔이며, 한 인간은 백지상태로 태어나 성장과정에서 선하거나 악하게도 될 수 있다. 그러니 인간의 본성을 선악의 이분법적 잣대로 규정하는 건 옳지 않다.

 

3

사실혼 관계에 있던 아내가 다툼 끝에 집을 나가자 피고인은 처가에 찾아가 아내를 내놓으라고 했다. 그런데 처갓집 식구들이 아내가 있는 곳을 가르쳐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비난하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극악무도한 흉악범 수준으로 판결하기엔 다소 안타까웠지만, 사람을 셋이나 죽이고 살아남은 한 명은 평생 장애인으로 살게 만들었으니 피고인의 처지만을 생각할 순 없었다.

→ ?… 전혀 안 안타까운데. 어디가 안타까움? 대체? 어디가? 누가 비난받았다는 이유로 사람 셋을 죽여? 좀 더 자세히 적든가… 이 파트만 읽으면 피의자에게 공감하는 작가가 이상하다고 느껴짐 ;

 

4

B는 학급 반장을 맡을 정도로 평소 교우관계와 학교 성적 모두 좋았다. 물론 가정환경도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수능을 몇 달 앞두고 B는 하굣길에 한 동네 병원에 들렀고, 때마침 젊은 간호사가 혼자 돈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순간적인 욕심에 B는 간호사를 위협해 돈을 빼앗았고, 저항하던 간호사를 밀쳐 6주 정도 치료받아야 하는 골절상을 입혔다.

→ ?? 충동이 뭐길래 돈도 있고 인간관계도 괜찮은 사람이 강도짓을 함? 너무 축약했는데? 걍 사패 기질이 발현된 것 같음. 너무 축약했어 ;;

 

5

이에 따르면 피해자가 성폭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후 즉시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가해자와 기존의 관계를 계속 유지했더라도, 그것만을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이 가진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

→ 드라마 로스쿨에서 본 내용이다.

 

6

부장판사와 의견이 다르면 의외로 아주 많은 배석판사가 “그건 제 생각과 다릅니다!”하고 당당히 말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의견을 조율해 나간다.

→ 솔직히 잘 안 믿김 ㅋㅋ

 

7

이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전국의 검사들이 검찰권을 행사할 때, 검찰 총장을 정점으로 삼아 상하 복종 관계를 이루어 하나의 유기적 조직체로 활동한다는 원칙. 검찰 사무의 신속성, 통일성, 공정성을 위한 것이다) 아래 업무상 상사의 결재를 받는 검찰 조직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 그래서… 이렇게… 그래서… 이 꼬라지가…

 

8

나는 출근 준비를 하며 조간신문에서 대규모 사면이 실시됐다는 기사를 보았다.

→ 행정부가 시행하는 사면권… 예전에는 1도 납득이 안 갔었는데 요즘은 3정도 이해가 가는 것도 같음.

 

9

검사의 구형은 판사에게 ‘이렇게 형을 내려주십시오’라는 검사의 의견일 뿐이라, 판사는 검사의 구형을 참고하긴 하지만 판결은 오로지 판사의 기준에 따라 선고한다.

 

10

그리고 보여주어야 한다. 돈과 권력으로 만들어진 당신의 힘이 이 사회의 지붕이자 울타리인 법을 결코 무너뜨릴 수 없다는 사실을!

→ 그래야 하는데… 요즘은 계속 무너지는 모습만 목격하네…

 

11

결국 이 일로 A사장은 뇌물 공여 혐의로, 그리고 C시장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었다. A사장은 어쨌거나 그 돈이 뇌물인 줄 알면서 전달했으니 뇌물 공여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C시장은 뇌물을 받을 의사가 전혀 없었고, 그 돈이 뇌물인 줄도 몰랐다. 좋은 곳에 쓰라며 돈을 던져주니 난감해서 살펴보지도 않고 직원을 불러 공익 기부금으로 처리했을 뿐이다. 게다가 본인은 기부자가 아닌 단순 전달자임도 분명히 명시했다.

→ 검사 뭐하냐?

 

12

나 역시 변호인으로서 검사의 위압적이고 무례한 태도에 화가 났다. 마음 같아선 나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여기가 검사실인 줄 압니까? 어디서 법정에서 함부로 소리를 지르고 증인을 윽박지르세요?’라며 맞대응하고 싶었다.

→ ㅋㅋㅋ 은근 검사 까네

 

13

나는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구걸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회적 안전망이 촘촘한 대한민국을 꿈꾼다. 아울러 당시 재판받은 피고인이 국가와 사회의 배려로 아이들을 잘 키우고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나두…

 

14

당시 정조의 명으로 사형을 면한 죄수 대부분이 돈과 권력을 가진 힘 있는 자들이 아닌, 평민이나 천민처럼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15

“너무 고마워서 이튿날 그분과 이야기 나누며 어쩐 일로 여기 들어오게 됐느냐고 물었지요.” “그런데요?” “겨울을 나려고 여기 들어왔다는 겁니다.” 그는 하늘 아래 새우잠 잘 방 한 칸 없는 데다 늙어서 일자리 구할 길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추운 겨울 한 철이라도 나보려 일부러 사소한 범죄를 저지르고 구치소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감옥에선 최소한 먹고 잘 걱정은 없으니 말이다.

 

16

당시에 기소된 사람 대부분이 생계유지를 위해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사람들이었다. 번화가에서 큰 권리금이 오가는 기업형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그러니 법원은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온 그들에게 최소한 벌금을 줄이는 선처 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17

법은 가해자에게 벌을 줄 뿐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한다.

 

18

직원들의 응원에 힘입어 나는 큰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 히말라야 삼나무 아래에 탁자와 의자들을 설치했다.

 

19

법이 최선인 사회를 결코 희망하지 않는다. 법은 맨 뒤로 물러나 최악의 상황을 막아 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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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에피소드 형식의 책들을 읽을 때마다 드는 항상 같은 생각. 제발 에피소드 개수를 줄이고 각 에피소드에 집중해라… 이 책도 에피소드마다 정해진 분량을 지키려고 사건 서술을 너무 축약해서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몇몇 부분 있었다.

 책이 아쉬웠던 것과는 별개로 저자는 정말 멋있는 사람인 것 같다.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사람… 멋있어요.

 다만, 검사를 까는 만큼은 바라지도 않으니 판사들에 대한 비판도 좀 넣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솔직히 쓰레기 판사들도 얼마나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