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다큐

더 기버: 기억전달자 책 · 영화 비교

haomoondo 2024. 11. 23. 07:14
 
 

영화 포스터 진심 개최악 미감이라 올리기도 싫음. 스샷으로 대체하겠음.

원래는 영화를 먼저 봤었움.

아빠가 틀어줘서.

한 10년 전 쯤...

그 때 봤던 영화가 꽤 재미있었어서 5년 쯤 전에 한 번 더 보고,

이번에는 원작 책을 읽어봤다.

그런데 이게 웬걸

책이 별로 재미가 없어!

믿기지가 않았다.

원작보다 재밌는 영화화? 내 인생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영화를 한 번 더 봄!

(이걸 과제 마감 이틀 전에 봤다는 게 문제지만)

예전에 봤던 화씨 451처럼 내 기억이 보정된 걸까봐 ㅋㅋㅋ

(화씨451같은 경우엔 책보다 영화가 더 재밌던 건 아니지만 사람들의 혹평에 비해서는 괜찮다고 생각했었음)

영화를 무려 3번이나 보고 책은 읽은 지 3일 밖에 안 된 따끈따끈한 감상자로서 한 마디 하겠읍니다.

 

영화가 낫다.

 

원작책은 일단 필력이 내가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번역의 문제일 수도)

그래서인지 몰입도가 상당히 떨어졌다.

그리고 영화에서 책을 약 60%정도 각색했는데 이 부분들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서 원작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음.

사실 영화도 마음에 쏙 드는 건 아니다.

초반부에 너무 급하게 전개돼서 엥? 버..벌써? 잉? 대화 좀 해!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임 ㅋㅋ

+ 인종 다양성 (주연들 중 비백인이 아무도 없움ㅋㅋ)

+ 마지막에 꼭 나오는 죽을 뻔했지만 약 2초의 차이로 살아났다! 전개.

책에서는 그래도 세계관 설명을 하고 직위 받기 기념식을 하는데, 영화에서는 냅~다 직위부터 부여한다.

영화라 늘어지면 안되는 거 알지만 그래도 너무 축약했다.

전대 기억전달자와의 첫만남도... 책에서도 좀 빠르네? 싶었던 전개가 영화에서는 모터단 듯 질주함.

안녕하세요, 그 죄송한데요...

죄송하단 말 하지마

예? 아예

이리 와 봐

예? 아예

더 가까이 와!

<기억전달>

진짜 체감 이정도 속도임 ;; 당황스러웠음.

영화 러닝타임 때문에 장면들을 쳐 내서 이렇게 된 것 같긴 함.

요즘 대세처럼 2시간 넘게 만들었으면 좀 더 괜찮았겠다..싶었다.

그래도 뒷부분에 갈 수록 몰입도 잘 되고 전개도 재밌게 각색해서 종합적으로는 재밌게 봤움.

각색된 부분 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 몇 개 소개 타임~

1. 주인공의 나이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12세(만나이겠지만) 밖에 안 되는 어린 나이이지만 영화에서는 갓성인으로 묘사된다.

친구랑 왜 나이를 바꿨을까..하고 고민해 봤는데, 고작 중딩밖에 안 되는 애가 전쟁의 기억을 받고 괴로워하는 모습이랑 마지막 부분에 갓난아기 돌보면서 목숨을 건 행군을 하는 모습들이 글로 된 묘사는 그렇다쳐도 영상화하기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12살이었으면 보는 내내 은은하게 저건 아동학대..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을 듯 ㅋㅋ

어린 주인공이 등장했으면 로맨스 묘사될 때 더 간질간질하고 풋풋하게 묘사됐을 것 같아서 아쉽긴 함.

2. 로맨스

원작에는 로맨스가 없다. 있기는.. 한가? 0.01%정도 함유되어 있음.

나 원래는 없던 로맨스 추가할 때 어거지로 끼워넣는 경우가 다반사라 정~말 싫어하다 못해 극혐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았음. 이야기의 흐름을 어색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이 될 정도였으니까.

3. 애셔의 직업

주인공의 친구 애셔의 직위는 원래 오락 지도자였으나 영화에서는 전투기 조종사로 바뀌었다. 나는 이 각색 부분이 참 좋다. 영화에서는 그래도 원작의 흔적을 좀 남겨 놓았음. 애셔가 장난끼 많고 농담을 좋아한다는 설정과 애셔 다음 호명된 사람의 직위가 오락 지도자인 부분 등등...

4. 친구들의 도움

각색한 부분 중에 가장 좋은 부분! 원작에서 비중이 부스러기에 수렴했던 주인공의 친구들이 결정적인 순간 최고의 조력자로 활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애셔가 주인공을 도울 수 있던 이유가 각색으로 애서의 직업을 바꾸었기 때문이기에, 나는 애셔의 직업 각색 파트가 참 좋다 d=(^o^)=b

5. 사물 너머를 보는 능력

원작에서 전대 기억전달자가 처음 갖게 된 능력은 사물 너머를 보는 능력이 아니라 음악이었음. 영화에서 이 부분은 사라진 것 같은데, 이건 책이 더 좋은 것 같다. 각색해서 아쉽.

6. 음악

https://youtu.be/AJQwF6VHluQ?si=a5hdU5sFAg3yxMFK

 

책에서는 음악에 대한 기억을 전해주겠다는 전대 기억전달자의 제안을 주인공이 거절하고 음악에 대한 언급도 거기에서 끝난다.

근데 영화에서는 음악으로 가슴 뻐렁치는 레전드 씬을 만들어냈다! 감정에 대해 이 씬을 통해 깊게 설명하는데 잔잔하게 시작하더니 갑자기 풍성한 선율을 팍 터뜨리면서 Listen! 이런다. 아... 이건 나보고 벅차오르라는 거지. 감격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라는 거지!

이 잔인한 감독은 전대 기억전달자가 주인공에게 들려준 피아노곡이 죽은 딸이 알려 준 노래였다는 개미친 설정까지 한 스푼 첨가해서는 사람 심장을 죄 뜯어놓는다.

심지어 곡도 좋아!

(이 장면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출연함. 보다가 으잉..? 익숙한 얼굴이? 하면서 확인함ㅋㅋ)

책 속 인상깊었던 구절들

각 가구의 쓰임새는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었다. 가령 침대는 잠잘 때만 써야 했고, 식탁은 식사할 때만 써야 했으며, 책상은 공부할 때만 써야 했다.

1. 매일 학교 공부가 끝나면, 즉시 노인의 집 뒤에 있는 별채 입구로 가서 안내원에게 당신이 왔다고 알립니다.

2. 매일 훈련 시간이 끝나면 즉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3. 이 순간부터 당신은 무례함을 금지하는 규칙들을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주민에게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4. 마을 사람들에게 당신이 받는 훈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원로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5. 이 순간부터 당신은 꿈을 이야기하는 데 참여해서는 안 됩니다.

6. 훈련과 관계없는 병이나 상처를 제외하고 당신은 어떠한 의학적 치료도 신청할 수 없습니다.

7. 당신은 임무 해제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8. 당신은 거짓말을 해도 됩니다.

나폴리탄 괴담 같아 ㅋㅋ

“늘 같음 상태.”

조너스는 친구들이 아무 활력도 없는 생활에 아주 만족한다는 사실에 종종 이해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친구들을 전혀 변화시킬 수 없는 자신에게 무척이나 화가 났다.

“저는 사랑이라는 느낌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아주 잠깐 동안, 조너스는 무엇에도 그리고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 그 느낌을 유지하면서 일광욕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자 지금 품에 있는 사랑스러운 존재와 따스함을 같이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이 뒤를 이었다. 잠시 갈등 때문에 고통받으면서, 조너스는 팔에 안긴 채 추위에 떠는 가녀린 몸뚱이에 따뜻함의 기억을 전달하려고 애썼다. 다시 가브리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눈 속에서 두 사람은 잠시 동안 따스함을 즐기면서 힘이 솟을 때까지 서로를 안은 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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